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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das 2014. 8 Vol.126] 노력 없이 얻어지는 인재는 없다

    노력 없이 얻어지는 인재는 없다




    HR
    코리아 대표이사 허 헌




    세월호 참사 책임으로 사표를 낸 정홍원 국무총리 후임 인선이 인사청문회조차 못 가고 좌초하자 정부가 전임 총리 유임이라는 전대미문의 카드를 꺼내 들었다. 브라질 월드컵을 1 2패라는 참담한 성적으로 마감한 대한축구협회도 홍명보 감독을 유임했지만 결국 홍 감독 스스로 물러나고 말았다. 총리던 감독이던 인재 등용이 어렵기는 매한가지다.


    기업에서 인재를 찾는 과정도 결코 쉽지 않다. 입맛에 맞는 사람이 없으면 내부에서 키우자는 인재양성론이 한동안 부각되더니, 최근엔 ‘HR빅데이터가 유행이다. 데이터 분석으로 인재를 고르고 적재적소에 배치한다는 개념이다. 사람을 구하고 쓰는 고차원적인 일에 단순 통계자료를 활용한다는 게 과연 맞는 발상인지 다소 의구심이 생기지만, 아직 시작단계라 좀 더 지켜볼 일이다. 이런저런 방법론이 자꾸 등장하는 것만 봐도 기업의 인재에 대한 갈망이 얼마나 절실한지 짐작된다.






    필요성에 따라 인사기준 명확히 세워야


    중견기업대표 A는 마음에 든다 싶으면 당장 필요하지 않아도 면접 자리에서 바로 채용한다. 문제는 해고도 쉽게 한다는 점이다. 길어야 2~3개월, 짧게는 2~3주 만에 해고하기 일쑤다. 심지어 한 번 내쳤던 직원을 다시 불러 일을 시켰다가 얼마 안 가 또 자른 적도 있다. 사장의 인사기준이 제멋대로인 탓에 직원들은 노심초사하며 이직기회만 살피고 있다. 장기적 안목도 없고, 인재도 우습게 아는 A가 경영하는 이 회사, 앞으로 잘 굴러갈 수 있을까?


    과거 필자가 대기업 인사책임자로 일할 때 늘 고민하던 것은 파레토의 법칙을 어떻게 인재경영에 접목할까였다. 파레토의 법칙이란 이탈리아 경제학자 빌프레도 파레토의 이론으로, 인구의 20%가 부의 80%를 차지한다는 의미다. 영국의 경영컨설턴트 리처드 코치는 이를 경영 분야로 확장해 전체 투입 중 20%가 전체 산출의 80%를 만든다는 주장을 펼쳤다. 실제 회사에서 전체 인력의 20%가 주요업무의 80%를 수행하는 경우를 많이 본다. 핵심은 20%에 해당하는 인재를 어떻게 가려내고 효율적으로 일을 시킬 것인가 하는 점이다.


    새로운 직원을 채용하면서 단순히 빈자리를 채우는 기계적 과정에 그치는 것은 아닌지 점검해야 한다. 예를 들어 영업직원이 갑자기 퇴사했다면 무조건 영업직원을 뽑을 게 아니라 영업을 지원해줄 마케팅 경력자나 영업조직을 체계적으로 다져줄 전문 관리자가 더 요긴한 것은 아닌지 따져봐야 한다는 얘기다. 누가 필요한지 결정됐다면 채용기준을 명확하게 세워야 한다. 기준은 학벌이나 스펙이 아니며 해당 직무에서 향후 핵심인재가 될 수 있는 잠재력 유무다. 직무에 적합한 성향과 경험을 갖췄는지, 직무에 대한 명확한 목표가 있는지, 함께 일해 본 동료들의 평판은 어떠한지 등을 다각도로 살피는 게 좋다.






    세밀하게 검증 방법 고민하라


    검증 방법도 세세하게 고민하고 다양하게 시도해보기 바란다. 어디서부터 손대야 할지 모르겠다면 다른 기업은 어떻게 하고 있는지 살펴 비슷하게 해보는 것도 괜찮다. 벤치마킹하더라도 우리 회사에 맞는 방식은 무엇인지, 직무 별로 요구되는 성향과 능력이 다른데 일괄적인 평가에 그치진 않았는지 돌아보는 과정이 선행돼야 한다.


    훌륭한 면접관은 반드시 육성하기 바란다. 아무리 검증방법이 획기적이어도 면접관의 눈이 흐리다면 모든 노력이 허사다. 구직자들이 면접대비 학원까지 다니는 시대에 달랑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만 읽고 판단하는 수준으로 어떻게 그들의 포장을 벗겨낼 수 있겠는가? 구직자들 노력의 반만 따라가도 원하는 인재를 찾기가 훨씬 수월해질 것이다. 뽑아놓고 만족하지 못하는 것은 오로지 기업의 문제다. 직원들은 최선을 다한 결과로 출근할 수 있는 것이고, 기업은 노력하지 않았기에 씁쓸한 결과를 얻은 것이다. 그 누구를 탓하랴.






    기업문화 융화될 수 없다면 좋은 인재 아니다.


    국내 대표적 IT기업 A사의 팀장을 뽑는 최종 면접에 B C가 올랐다. B는 유학파로 외국계 기업에서 근무했고, C는 국내 대학을 졸업한 벤처기업 출신이었다. A사 임원들은 스펙이 월등한 B에게 호감이 갔었지만 면접 후 고민에 빠졌다. A사는 IT기업이지만 기업문화는 보수적이어서 B가 편한 복장에 귀고리를 착용한 점이 마음에 걸렸던 것이다. 반대로 관심이 덜했던 C B처럼 편하게 입고 면접장에 왔지만, 챙겨 온 정장을 단정히 갈아입고 면접에 임했다. 결국 보수적인 임원들의 마음을 움직인 것은 C였다.


    미국의 경영학자 짐 콜린스는 저서 <좋은 기업을 넘어서 위대한 기업으로>에서 위대한 기업의  최고 자산은 적합한 사람이며, 적합한 사람을 구별하는 데 있어 위대한 기업은 특정 학력이나 기술, 지식, 경력보다 인간적인 성향에 더 큰 비중을 뒀다고 언급했다. 제너럴 일렉트릭을 세계적 기업으로 키워낸 잭 웰치 전 회장도 성과가 좋고 스펙이 화려한 인재보다는 회사의 가치를 추구하는 데 보탬이 된 사람을 높게 평가했다. 기업문화에 융화될 수 없는 사람이라면 아무리 능력이 뛰어나도 좋은 인재라고 말하기 어렵다.


     


    최선을 추구하되 늘 차선을 생각하라  


    유능한 경영자는 최적의 인재가 역할을 못하거나 공석이 됐을 때 빨리 대안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브라질 월드컵 러시아전에서 주전 공격수 박주영과 교체된 이근호 선수는 시원한 골로 자신의 가치를 멋지게 증명했다. 차선이 최선이 되기는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노력이 부족한 경우도 있겠지만 대부분 기회가 적은 게 이유다. 부족한 기회는 차선에게 강한 집념과 목표의식, 이른바 헝그리 정신을 불어넣는다. 최선이 될 준비가 된 차선을 골라내는 것은 오롯이 의사결정권자의 몫이다. 늘 염두에 두고 지켜보지 않으면 그 가능성을 알아보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어쩌면 이를 보완하기 위래 HR빅데이터 같은 새 기법에 관심이 쏠리는지도 모른다. 평가체계를 다면화하고, 사내공모전 등으로 건전한 내부경쟁을 유도함으로써 적어도 인재가 기회가 없어 포기하는 일은 없애야 한다. 최선을 추구하는 차선은 언제든 최선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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