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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das 2014. 6 Vol.124] 훌륭한 리더십, 위기에서 더 빛난다

    훌륭한 리더십, 위기에서 더 빛난다


     


    HRKorea 대표이사 허 헌


     




    올 4월 우리는 국가최대의 위기라고 할 수 있는 세월호 침몰사고를 겪었다. 다시 떠올리는 것 조차 부담스러운 일이지만 세월호 사고와 같은 인재 사고가 근본적으로 척결되지 않는 우리 자화상을 살펴보자는 차원에서 다시 한번 언급하고자 한다.




    이런 인재사고가 발생할 때면 과거 발생한 비슷한 유형의 사고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1993년 10월 서해 페리호 사고(292명 사망), 1994년 10월 한강성수대교 붕괴 (32명 사망), 1995년 4월 대구지하철 가스 폭발 (101명 사망), 그 해 6월 서울 삼풍 백화점 붕괴 (502명 사망), 그리고 2003년 2월 대구 지하철 방화 (190명 사망) 등 끊이지 않는 대형 사고가 우리를 암울하고 절망하게 만들어 왔다.




    특히 이들 사고들의 공통점을 보자면 크고 작은 규정 위반, 재난 대응시스템 부재 및 관리관청의 무책임한 대응 등이 대형참사로 이어지는 연결고리를 만들어 왔다는 점이다. 금번 세월호 침몰 사고 시 보여줬던 우리나라의 재난 대응시스템은 한마디로 후진국에서나 볼 수 있는 것이었다. 관계자들이 우왕좌왕하는 사이 사고는 겉잡을 수 없을 정도로 커졌고, 씻을 수 없는 상처로 남게 되었다.




    사고는 언제든 발생할 수 있다. 그러나 사고에 대처하는 시스템과 그런 시스템을 움직이는 리더십이 어떻게 발휘되느냐에 따라 결과는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 위기 상황에서 리더십의 부재는 참담한 재앙으로 이어지는 반면, 올바른 리더십 발휘는 신뢰를 구축하고 연대감을 회복할 뿐 아니라 힘을 합쳐 위기를 극복하는 원동력이 된다.




    2009년 미국 허드슨강에 비상착륙한 에어버스 A320 의 경우, 이륙 후 20여분만에 새떼와 충돌하여 엔진이 꺼져 비상사태에 빠졌지만, 기장 채슬리 슐렌버거의 침착함과 매뉴얼 준수로 승객 155명과 승무원들이 모두 안전하게 구조되었다. 그리고 기장은 마지막까지 기내 내부를 점검한 후 탈출하는 리더십을 보임으로써 세계에서 가장 훌륭한 조종사라는 명예를 남기게 되었다. 2010년 발생한 칠레 광산사고의 경우 현장 지휘관의 침착하고 명확한 지시와 주위 사람들의 신뢰를 토대로 지하 700미터 갱도에 매몰됐던 광부 33명이 매몰 69일만에 전원 생환되는 기적을 만들어 냈다. 그리고 가장 최근 발생한 스페인 여객선 사고(2014년 4월)의 경우도 선장이 현장 상황을 명확하게 파악하고 진두지휘 함으로써 승객들을 안전하게 대피시켜 피해를 최소화하는 리더십의 좋은 사례가 되었다.




    위기의 상황에서 뚜렷하게 드러난 이들의 공통된 행동특성은 냉철한 상황판단, 침착하고 명확한 지시와 의사소통, 그리고 무엇보다 빛나는 희생정신이었다. 절체절명의 순간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분명히 알고 그것을 효과적으로 실행하는 것은 리더십의 핵심이다.




    위기상황에서의 리더십 발휘는 기업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GE의 잭 웰치는 40대 초반의 나이에 CEO가 된 이후 근 20여년간 GE를 이끌어 오면서 확고한 비전제시와 공유, 변함없는 혁신과 변화 추구, 인재에 대한 관심과 투자를 기반으로 GE를 명실상부한 세계 최고의 기업으로 성장시켰다.




    포드자동차에서 32년간 근무하며 회장까지 오른 리 아이아코카는 오너 헨리 포드2세와의 불화로 1978년 퇴임 후 크라이슬러로 이직했는데, 당시 크라이슬러는 35억달러의 적자와 누적된 재고, 부패한 간부와 고질적인 노사분규로 골머리를 앓고 있었다. 아이아코카는 특단의 조치로 계열기업 중 21개를 정리하고, 35명의 부사장 가운데 33명을 해고하는 등 강력하고 철저한 구조조정으로 크라이슬러를 정상화시켜 재도약의 기반을 확보하였다.




    닛산이 2000년 경영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CEO로 영입한 카를로스 곤은 취임 일성으로 180계획을 천명하였다. 1은 2004년까지 차량 100만대 추가 판매목표, 8은 수익율 8% 대 목표, 0은 자동차 사업부 부채 청산 목표라는 3대 목표를 정하고 이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면 자진 사퇴하겠다는 각오를 하였고 결국 이를 달성함으로써 닛산을 회생시켰다.




    포춘 500대 기업 최초로 흑인여성 CEO가 된 제록스의 우르슐라 번스의 경우, 파나마 이민자의 딸로 태어나 뉴욕 빈민가에 살면서 희망이 없어 보이는 인생을 살 수도 있었으나 어머니의 값진 희생을 헛되이 하지 않기 위해서 삶의 목표를 세우고 학업에 정진한 결과 명문대학을 졸업하고 제록스에 인턴사원으로 입사했다. 이후 제록스 후원 하에 석사 학위를 취득하고 정규직원이 되었고, 이후 30년 동안 제록스에서 일했다.




    흑인에 대한 보이지 않는 인종 차별도 있었으나, 번스는 탁월한 역량으로 이를 극복하고 급기야는 회사가 붙잡아야 하는 인재로 성장했다. 이 결과 무너져가는 제록스 이사회는 번스를 회사를 구해줄 수 있는 구원투수라는 결정을 하게 되었고, 번스는 제록스가 기존 ‘복사기 회사’에서 ‘기업의 비즈니스 프로세스와 문서환경을 관리해 주는 서비스 기업’으로 환골탈태하는 큰 성공을 이루게 되었다.




    번스가 제록스에서 성공의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었던 것은 어린 시절 불행을 희망의 씨앗으로 일깨웠던 불굴의 의지와 30년이란 긴 시간을 본인이 이루고자 했던 목표를 향해 꾸준히 실행했던 점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리더의 잘못된 판단으로 잘 나가던 기업이 몰락하는 경우도 발생하고, 역으로 부실하던 기업이 우량기업으로 발전하기도 한다. 창업자가 20년 이상 한 우물을 파면서 사업을 확대해온 A사는 기업규모가 커지면서 문어발식 경영을 하기 시작했다. 소위 전문가라고 평가 받는 외부인력을 다수 영입하여 새로운 사업을 강력하게 추진했는데, 본업에 대한 수성을 도외시함으로써 신규사업 또한 정상궤도로 올라 오지 못하는 등 한계에 부딪혔다. 쇠퇴의 일로를 겪게 된 A사는 급기야 최근에는 이름조차 사라지게 되었다. 내부적으로도 A사는 그 동안 회사성장에 기여했던 인재들을 푸대접하고 신규 외부영입인력에 대해서 성과 이상의 보상을 하는 등 적절치 못한 인사정책으로 리더십에 대한 저항으로까지 확대되는 어려움도 있었다.




    반대로 미래산업의 발전방향에 대한 통찰력을 토대로 핵심역량을 구축하고, 인재에 대한 buying & making 전략을 적절히 실행함으로써 대외 경쟁력을 강화하여 글로벌기업으로 성장한 경우도 있다. 창업주의 탁월한 예지력을 바탕으로 미래성장 산업에 대한 투자를 하여 10-20년 후 세계적 기업이 된 S 사, 10년 단위로 사업구조조정 (M&A 포함)을 단행하여 세계적 기업이 된 또 다른 S 사, 100년이 넘는 전통을 가지고 있으면서 경공업 유통회사에서 중화학 제조기업으로 탈바꿈한 D사, 단일업종을 수직계열화하여 최고의 경쟁력을 구축하여 세계적 플레이어가 된 H사 등의 사례는 위기상황에서 리더가 어떤 리더십을 발휘하느냐에 따라 기업의 승패가 결정되어 진다는 만고불변의 진리를 대변하는 사례들이라고 할 수 있겠다.




    마지막으로 고전 한비자(韓非子)에서 설파하고 있는 위기에 대처하는 마음에 대해서 언급하고자 한다. 한비자는 ‘재앙은 항상 가까운 곳에 있음을 기억하라’ 라고 경계한다. 리더의 위기는 그 파장 효과가 매우 크기 때문에 위기에 처하지 않도록 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라는 점이다. 결국 핵심은 남에 대한 기대와 희망이 아닌, 자신에 대한 믿음과 현실 직시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또한 그는 ‘작은 위험보다 큰 위기에 대비하라’ 라고 경계하고 있다. 리더는 눈앞의 이익에 현혹되어서는 안되며, 조언에 귀 기울이며 겸허하게 행동해야 하고, 헛된 망상에 의존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리더는 막강한 권력을 쥐고 있어 마음만 먹으면 어떤 결정이든 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 그러다 보니 소탐대실하는 일이 비일비재하게 발생할 수 있는 것이다.


    동서고금을 통하여 훌륭한 리더십으로 인정받고 있는 리더들의 공통된 특징은 자기자신에 대한 확고한 믿음, 상황 변화에 대한 명확한 인식, 미래에 대한 통찰력 및 추진력 그리고 상하간 다양한 생각을 경청하고 소통하는 능력을 갖추었다는 점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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