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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4월호 Midas Vol.122]몽골제국 흥망사례로 본 조직에서의 변화와 혁신

    몽골제국 흥망사례로 본 조직에서의 변화와 혁신


     


    HRKorea 대표이사 허 헌


     


    800여 년 전 몽골고원은 흩어져 살고 있던 유목민 부족간의 끝없는 내전으로 몸살을 앓고 있었고, 서로 죽이지 않으면 죽어야 하는 제로섬 게임의 무대였다. 천신만고 끝에 내전을 종식시키고 몽골고원을 통일한 칭기즈칸은 가난과 전쟁의 공포로부터 몽골을 해방시키는 길은 고원을 벗어나는 길밖에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칭기즈칸의 군대는 하루에 수백 킬로미터를 내달렸으며, 질주하는 여정을 따라 세계질서가 눈앞에서 바뀌어져 갔다. 그 앞에 무릎을 꿇는 농경 정착민들을 보면서 머물러 사는 자들의 안락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 지를 인식하게 되었다고 한다. 동서로는 고려에서 헝가리, 남북으로는 베트남 남방에서 시베리아, 그리고 만주와 페르시아에 이르는 광활한 영토를 지배함으로써 마침내 칭기즈칸은 인류 역사상 최초의 '해가 지지 않은 제국'을 건설하게 되었다.


     


    칭기즈칸이 이러한 성공을 얻을 수 있었던 요인은 무엇이었을까?


     


    첫째는 공동분배제 시행이다. 그는 전쟁을 통해 얻은 노획물은 동맹군을 포함한 모든 사람에게 공평하게 분배했다. 이는 '열심히 하면 그 대가가 반드시 돌아온다'는 믿음의 동인이 되었다. 요즘 기업으로 보면 스톡옵션제를 실시한 것과 유사하다고 보면 된다.


     


    두 번째 성공요인은 몽골군대의 기동성이다. 이를 위해 불필요한 것은 소유하지 않는 것이 중요했다. 몽골군은 사람의 손길이 많이 가는 오리나 돼지 대신 소, 말, 양을 길렀고, 이로써 보병과 보급부대를 별도로 두지 않는 기병체제를 구축할 수 있었다. 갑옷 대신 옷 속에 얇은 철사로 된 스프링을 사용하여 유럽기사단의 1/10에 불과한 가벼운 군장을 갖췄다. 가벼운 활과 화살을 개발하고, 찌르는 것이 아니라 벨 수 있는 굽은 형태의 칼을 개발했다. 또한 '보르츠'라는 육포를 만들어 한 사람이 자신의 1년치 식량을 지닐 수 있게 했는데, 이는 세계 최초의 전투식량이라 할 수 있다.


     


    세 번째 성공요인은 아웃소싱 능력을 발휘한 것이다. 투항한 적군을 아군으로 편입하여 동등한 기회를 부여하였다. 또한 전쟁에서 승리하고 나면 기술자들은 죽이지 않고 따로 골라내어 관리했는데, 이는 신기술만이 세계를 지배한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정복한 지역에서 투항한 적의 군사를 자신들의 군대에 편입하여 부족한 병사를 현지 조달하는 지혜는 경영 측면에서 볼 때 철저한 '아웃소싱' 전략인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성공요인은 '비전의 공유'라고 할 수 있다. 미래를 향한 비전을 함께 지닌다면 얼마든지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믿음을 부족원들에게 심어 주었던 것이다.


     


    칭기즈칸의 성공 요인 만큼 몽골제국의 쇠퇴 원인 또한 흥미롭다.


     


    첫째, 소모적인 후계자 경쟁을 들 수 있다. 여러 부족의 연맹체였기에 권력중심부가 흔들리면 해체속도 또한 빠를 수 밖에 없었다.


     


    둘째, 테크노 헤게모니의 상실이라는 점이다. '머스킷'이라는 총의 개발은 몽골제국의 퇴각을 알리는 신호탄이 되었다. 이 총에 맞아서 전쟁에 진 것이 아니라 총소리에 놀란 말들이 대오를 이탈하다 보니 제대로 전투를 할 수 없었고, 훈련속도가 머스킷의 개량 속도를 따라가지 못했다. 몽골군의 가장 큰 무기였던 기동성을 상실하게 된 것이다.


     


    셋째, 정체성의 상실이다. 칭기스칸은 그의 말년에 '내 자손들이 비단 옷을 입고 벽돌 집에 사는 날 제국은 멸망할 것이다.'라 했다. 몽골 제국의 후대 지도자들은 이 충고를 되새기지 못하고 정착생활의 안락한 환경에 안주하고 말았다. 그들의 존재기반이었던 유목성을 스스로 제거함으로써 결국 정체성 상실로 이어진 것이다.


     


    마지막 요인으로는 재정의 고갈을 들 수 있다. 전쟁 후 창업공신들에게 엄청난 지분을 할당하고 예속민과 대상들에게도 나눠주다 보니 정작 대칸은 대주주로서의 지분을 상실하게 되고 결국 제국을 통치할 수 있는 힘이 떨어져 버린 것이다.


     


    몽골의 쇠퇴를 한 마디로 설명하자면 창업 정신인 '유목 마인드'의 상실이라 할 수 있다.


     


    얼마 전 일본 대표 기업인 SONY의 신용등급이 투기 수준까지 떨어졌다는 뉴스를 접했다. 한때, 전자기기 업계 1등기업이었던 SONY의 몰락은 충격적이었다. 하지만 어찌 보면 업계를 선도하던 시기에 새로운 변화를 추구하기 보다는 브랜드 파워에만 의존한 제품들을 내놓고, 모바일로 변화하는 시장흐름에 발 빠르게 대응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예견된 일이기도 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새로운 환경변화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을 하지 않고 기존 환경에 안주하다 추락하는 기업들의 운명은, 조직생활을 하는 직장인들과 무관하지 않다. 하지만 실천이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변화와 혁신에 도전하기 위해서는 많은 의지와 용기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회사 미래를 위해 열심히 사업추진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결과가 좋지 않거나 투자손실을 초래한 경우 엄청난 문책을 당하지만, 아무 것도 하지 않음으로써 얻을 수 있는 이익을 얻지 못했을 때는 아무도 책임을 묻지 않는다. 그리고 최고 경영자의 경우에도 이익이 많이 나는 기존의 인기 사업은 편애하면서, 성과창출에 오랜 시간이 걸리는 신규사업에 대해서는 격려보다는 질책을 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조직 문화에서는 변화와 도전보다는 안전지상주의 사고방식을 조장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 밖에 없다. 도전정신을 높이 평가하고, 이에 대한 결과를 공동으로 책임질 수 있다면 지금보다는 훨씬 가벼운 마음으로 혁신에 참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조직이 변화할 때까지 기다리고만 있을 수는 없다. 조직을 변화시키는 것도 사람이 하는 일이기 때문에 스스로 변화와 혁신에 대한 도전을 두려워하지 말고 장기적인 미래를 내다볼 줄 아는 지혜를 가져야 한다. 사실, 직장인들 중에 파이오니어적 기질을 가진 사람은 많지 않다. 더욱이 도전정신으로 신규사업에 뛰어든 사람은 오래 가지 못한다는 인식이 팽배하여, 오히려 새로운 변화는 피하게 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하지만 이것이 만일 자신이 운영하는 사업이라면 어떻겠는가? 구더기 무서워 장 담그기를 포기하기 보다는, 장을 담근 이후에 구더기가 나타나지 않도록 대안을 마련하려고 애쓸 것이다. 불확실한 위험 때문에 이익을 낼 수 있는 일을 포기하는 것은 개인이나 조직의 입장에서 모두 바람직하지 못하다.


     


    칭기즈칸의 성공요인을 현대 조직운영에 대입해 생각해 본다면, 무엇보다도 비전을 공유하여 같은 목표를 향해 나아가고, 개인의 역량보다는 조직의 역량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향으로 제도나 시스템을 변화하고 혁신할 필요성이 있다. 그리고 작은 성공에 안주하여 더 이상 앞으로 나아가려고 하지 않고 매너리즘에 빠진다면 그 조직이나 개인은 경쟁사회에서 결국 몰락할 수 밖에 없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보스톤컨설팅그룹에서 강조한 문구를 인용하고자 한다. '매일 아침 가젤은 눈을 뜬다. 그리고 가장 빠른 사자보다 더 빨리 달리지 않으면 죽는다는 점을 안다. 매일 아침 사자 또한 눈을 뜬다. 그리고 가장 느린 가젤보다 더 빨리 달리지 않으면 굶어 죽는다는 것을 안다. 결국 당신이 가젤이건 사자이건 상관없이 매일 아침 눈을 뜨면 당신은 질주하여야 한다.' 현대를 사는 직장인들에게 주는 메시지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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