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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비즈니스리뷰] 나에게 맞는 조직, 우리 조직에 맞는 인재는?(1)

    글 / 최효진 HR코리아 대표, 황소영 HR코리아 이사







     매파 인재 vs 비둘기파 인재


    17년의 미국생활을 청산하고 한국으로 돌아오면서 자신에게 맞는 기업을 찾기 위해 HR코리아를 찾아온 P박사.

    연구개발(R&D) 출신으로는 드물게

    미국에서 현지 기업의 신규사업 개발 업무도 담당한 이력을 가지고 있었다. 온화하고 신중한 성격의 그는 기업을

    선택하는 데도 조심스러운 모습이었다.

    마침 A사에서 해외사업 부문의 책임자를 물색 중이어서 P박사를 추천했다. A사에서 추진하려는 해외사업 아이템이 P박사의 전문분야였기에 자격 요건만 보면 100% 일치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두 차례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그런데 A사는 선뜻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워낙 거물급 인재란 측면도 있었지만, 내막을 살펴 보니 A사에서는 P박사가 해외사업 총책임자로서의 자신감이 부족하다고 판단하고 있었다. 결국 훌륭한 경력과 역량에도 불구하고 더 이상 채용 진행이 어려운 상황이 됐다.

    이후 P박사를 B사에 추천했다. 사실 B사는 이미 해외사업 책임자가 있었기 때문에 채용을 염두에 두고 P박사를 만난 것은 아니었다. 처음에는 미국 시장 진출에 대한 자문을 구하는 정도였다. 그런데 뜻밖에 B사에서 그를 채용하겠다는 연락이 왔다. B사의 사업 아이템과 P박사의 전문분야가 일치하는 것도 아니고, 채용을 전제로 만났던 것도 아니기에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알고 보니 B사에서는 P박사의 섬세함과 신중함에 높은 점수를 줬고, B사가 겪고 있는 시행착오를 줄여줄 수 있는 적임자라고 판단했던 것이다.



    이 같이한 사람을 놓고 A사와 B사는 상당히 다른 평가를 했다. 실제로 경력 직원을 채용하는 과정에서 이런 일은 비일비재하다. A사와 B사는 업계 1,2위를 다투는 기업들로 모든 면에서 경쟁관계에 있다. 매출과 영업이익 규모도 비슷하고, 신제품 출시도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선두를 다투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인재’에 대한 두 기업의 기준이 매우 다르다는 것. 정확히 말하자면 정반대 유형의 인재상을 가지고 있다.

     A사는 한 마디로 ‘매’와 같은 인재를 원한다. 흔히 매파라고 하면 전쟁을 해서라도 목표한 바를 이루는 강경파로, 전쟁터와 같은 기업환경 속에서 목표를 향해서라면 물불을 가리지 않는 추진력을 가진 사람으로 볼 수 있다. 즉, A사는 적극적이고 자신감이 강하며 실수를 하더라도 도전하려는 사람을 선호하는 인재상을 갖고 있다. 실제로 A사의 채용 사이트에는 ‘불굴의 도전정신’, ‘집요한 실행력’, ‘강한 승부근성’ 등의 표현이 종종 등장한다. 이런 A사의 인재상에 비추어볼 때 조용한 성품의 P박사는 자신감이 부족하고 우유부단한 사람으로 보였을 것이다.

    반면 B사는 ‘비둘기’와 같은 인재상을 가졌다. 비둘기파는 전쟁보다는 협상이나 타협을 선호하는 온건파를 말한다. 이런 기업들은 조직 내에서 실수나 갈등을 일으키지 않고, 이성적으로 업무를 추진하는 인재를 더 원한다. 따라서 B사는 P박사가 자신감이 부족하다고 해석하는 대신, 섬세하고 신중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어떤 인재상이 더 우월하다고 판단할 수는 없다. 그러나 개인에게도 다양한 성격유형이 있듯이 기업이나 조직, 직무에도 눈에 보이지 않는 유형이 존재한다는 점은 분명하다. 이를 인재상이라 할 수도 있고, 기업문화라 할 수도 있고, 직무의 특성이나 '코드'라 할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그것이 일종의 화학적 작용을 일으키고, 그로 인해 개인의 커리어는 물론 조직의 성과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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